호주
2025.11.29-12.6

우리의 시작 앞에서
(송승희 세실리아) 어렴풋이 기억나는 2008년 시드니 세계청년대회는 환한 미소로 가득한 젊은이들의 축제였습니다.
봉사 경험이 적던 우리는 호주 교구 담당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걱정으로 밤을 설쳤습니다.
그러나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일단 부딪혀 보자’는 용기가 마음속에 차올랐습니다. 십자가와 성모 성화와 같은 상징물이 아직 낯설었기에, 우리는 이론으로 배운 내용만 되새기며 어설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박다인 카타리나) 호주가 2008년 시드니 세계청년대회가 열렸던 나라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더욱 특별했습니다. 출국 직전까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의 의미, 한국 교회의 순교 역사, 그리고 교구의 준비 과정을 정리하면서, 우리는 그동안 익숙함 속에서 잊고 지냈던 여정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상징물 순례와 해외 교구 방문은 낯설고 일정이 쉽게 확정되지 않아 불안했지만, 돌아보니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부족함을 채워 주시고 길을 열어 주셨음을 깨달았습니다.


함께 걸은 우리의 순례 일정
2025년 11월 30일, 멜버른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에서의 미사를 시작으로 우리의 초조하면서도 설레는 순례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성당 안팎을 가득 채운 호주 청년들의 열기 속에서 마주한 상징물은 주님께서 이 순간을 위해 우리를 이끄신 듯한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어진 시드니 일정에서 수많은 가정이 “여러분이 가진 모든 아픔을 십자가 위에 내려놓으라”는 초대에 응답하여,
떨리는 손으로 십자가와 성화를 어루만지며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은 하느님께서 늘 우리 곁에서 기다리고 계심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십자가 앞에 줄지어 선 사람들에게서 스쳐 지나가는 각기 다른 삶의 향기를 느끼며, 하느님의 크신 사랑이 지역과 나이, 외모를 넘어 모든 이에게 깃들어 있다는 깨달음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2008년 시드니 세계청년대회 이후 17년 만에 다시 상징물을 마주하며 감격하는 어른들, 그리고 정성윤 신부님이 전한 K-POP과 한국 문화 이야기에 눈을 반짝이며 2027 서울 대회를 기대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세대를 넘어선 신앙의 일치를 보여주었습니다.

현지 청년들은 “서울 대회는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만의 방식으로 가장 아름답게 열릴 것”이라고 확신에 찬 응원을 보냈습니다.
그들의 진심 어린 격려는 서울 대회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호주 순례는 한국 교회의 신앙과 역사를 새롭게 되새기고, 주님이 준비하신 작고도 큰 사랑을 체험하는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를 만난 현지 청년들의 이야기


저에게 WYD 십자가는 저를 끊임없이 일깨우고 영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바라신 ‘가톨릭의 일치’가 실현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전 세계 곳곳에 같은 신앙 안에서 복음을 전하려는 청년들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큰 위로를 얻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도우며 하늘나라를 향한 여정에서 함께 성장해 나갑니다.
(시드니 대교구 / Joey Khalil)
저에게 WYD 십자가는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기 위해 사용하신 ‘구원의 도구’를 상기시켜줄 뿐만 아니라
교회의 보편성과 가톨릭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저와 소마스카(Somascan) 수도회 형제들과 함께 십자가를 짊어졌을 때,
함께 지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게 느껴져서 정말 놀랐습니다.
이는 ‘내 멍에는 가볍다’ 하신 주님의 말씀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우리는 삶의 여정에서 서로의 짐을 나누며 하늘을 향해 걷는 순례자들임을 깨달았습니다.
(시드니 대교구 / Yousif Solomon)
우리가 함께 만드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호주 교구는 2008년 시드니 세계청년대회의 기억을 간직하며,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향한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현지 교우들은 시드니 대회를 통해 성소가 피어나고 많은 이들이 성사의 은총을 체험했던 기억을 나누며,
서울 대회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전했습니다. 한국 순교자들의 역사에 대한 깊은 존경,
그리고 K-POP과 K-FOOD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청소년들의 호기심과 열정을 통해 우리는 현지 교회의 진심 어린 연대와
문화적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주교님을 비롯한 교구 관계자들, 청소년·청년 담당자들은 서울 대회를 향한 준비 계획을 공유하며,
한국 방문과 순례 여정에 대한 기대를 보이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신앙적·문화적·공동체적 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주었습니다.
글·사진: 박다인 카타리나, 송승희 세실리아